뭔가 확실한 답을 듣고 싶었던 날
며칠 전 정말 답답한 일이 있어서 타로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다. 평소에 사주나 타로를 맹신하는 편은 아니지만, 요즘 들어 인간관계 문제로 밤잠을 설치다 보니 뭐라도 붙잡고 싶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집 근처는 아니고 지하철을 타고 한 40분 정도 나가야 하는 곳이었는데, 그래도 후기가 좀 있는 곳이라 굳이 찾아갔다. 상담비는 30분에 5만 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돈인데, 왠지 전문가에게 내 상황을 털어놓으면 뭔가 시원한 해결책이 나올 것만 같았다.
카드 몇 장에 담긴 복잡한 해석들
상담사분은 타로상담사 1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자기소개 때 은근히 강조하셨다. 방 안에는 각종 심볼론 카드부터 색채 타로까지 카드가 꽤 여러 종류가 놓여 있었다. 내가 요즘 겪고 있는 상황을 대충 설명하니 카드를 몇 장 뽑아보라고 하셨다. 그런데 막상 카드가 펼쳐지자 설명이 너무 방대했다. 이 카드는 이래서 이렇고, 저 카드는 저래서 저렇고. 처음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는데, 10분쯤 지나니까 대체 내 상황이랑 이게 어떻게 연결되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면 좋은 기회가 온다’는 식의 말은 사실 내가 이미 머릿속으로 알고 있던 내용이라 크게 와닿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든 의문
상담을 마치고 나와서 김판쇠전주우족탕이라는 곳에 들러 밥을 먹었다. 뜨끈한 국물을 마시면서 방금 들었던 이야기들을 찬찬히 되새겨봤는데, 이상하게도 상담을 받기 전보다 질문이 더 늘어난 기분이었다. 상담사분이 ‘7년 연속 타로 교육 부문 대상’을 받았다고 벽에 상장도 붙어 있고 뉴스 기사도 출력되어 있었는데, 그 타이틀이 주는 신뢰감과는 별개로 내 고민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오히려 타로카드 공부를 직접 해볼까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들더라. 남이 읽어주는 것보다는 내 상황을 내가 직접 해석하는 게 마음 편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들 말이다.
전화 상담은 또 어떤 느낌일까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요즘은 전화 타로나 온라인 상담도 많다고 한다. 내가 갔던 곳은 직접 대면 상담이었는데, 막상 앉아서 카드 그림을 보며 설명 듣는 과정 자체가 생각보다 심리적인 소모가 컸다. 다음에는 전화로 상담을 받아볼까 싶기도 하다. 그냥 편하게 집에서 통화로만 들으면 조금 더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하지만 또 막상 전화를 걸면 비싼 요금만 나갈 것 같아서 주저하게 된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
결국 상담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내 연애운이나 직장운이 당장 어떻게 풀릴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만 다시금 확인했다. 상담사분의 리딩이 틀렸다는 건 아니다. 그분은 그분 나름대로 차분하게 설명해주셨으니까. 다만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하고 갔던 모양이다. 카드가 내 미래를 정해주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거기서 명쾌한 정답을 기대했을까. 오늘도 퇴근길 지하철에서 문득 그날 뽑았던 카드 그림들이 생각났다. 그냥 잊어버리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날 상담 내용 중에서 마음에 걸리는 몇 마디가 자꾸 귓가에 맴돈다. 아마 조만간 또 다른 곳을 기웃거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카드의 설명이 너무 복잡해서, 오히려 제가 원래 고민했던 문제에 집중하기 더 어려워진 것 같아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