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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충동적으로 결제해본 사주 앱 이야기

어제 새벽에 잠이 너무 안 와서 뒤척이다가 결국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평소에는 이런 거 딱히 믿지도 않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앱스토어에서 사주 어플을 하나 깔았다. 사실 예전에는 동네에 있는 철학관에 직접 찾아가서 몇만 원씩 내고 보곤 했는데, 이게 참 시간이 안 맞아서 가기가 힘들더라. 앱 이름은 기억도 잘 안 나는데, 그냥 리뷰 많은 거 골라서 9,900원짜리 결제를 해버렸다. 커피 두 잔 값이라고 생각하니까 별 고민 없이 클릭하게 되더라고.

결과창을 보며 느꼈던 묘한 거리감

앱을 켜고 생년월일시를 입력하니까 금방 결과가 촤르륵 나왔다. 예전에 종이로 된 사주 풀이지를 받았을 때는 해석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한참을 들여다봐야 했는데, 확실히 요즘 앱들은 친절하긴 하다. 근데 막상 화면에 뜨는 텍스트들을 읽다 보니 기분이 좀 묘했다. ‘올해 대운이 들어온다’거나 ‘이동수가 보인다’ 같은 전형적인 말들이 화면을 채우는데, 이게 정말 내 이야기인가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너무 뻔해서 웃음이 나왔다. 특히 내 사주에 도화살이 좀 있다는 대목에서는 괜히 혼자 민망해져서 화면을 잠시 껐다 켰다.

생각보다 구체적이라 당황했던 부분들

근데 웃긴 건, 돈을 쓰고 나니까 묘하게 더 신경이 쓰인다는 거다. 평소라면 그냥 넘겼을 ‘건강을 조심하라’는 말이나 ‘사람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구절들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다. 공짜로 보는 사주팔자 사이트들이랑 비교하면 확실히 해석이 좀 더 정교하긴 한 것 같은데, 사실 그게 명리학적인 근거가 탄탄해서인지, 아니면 그냥 내 마음이 그렇게 믿고 싶어서인지 잘 모르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읽은 내용을 다시 확인해보니, 이상하게도 어제 새벽만큼의 무게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 밤에 보는 운세는 다 감정의 영역인가 싶기도 하고.

어플의 편리함과 아날로그 방식의 차이

예전에 아는 분 소개로 갔던 사천 쪽에 있는 철학관은 몇 시간씩 기다려서 상담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거기서는 선생님이랑 직접 마주 앉아서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도 하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는 게 컸는데 어플은 그런 교감이 전혀 없으니까 뭔가 허전하다. 데이터를 넣고 결과를 추출하는 과정 자체가 너무 건조하다고 해야 하나. 편리하기는 한데, 사람 냄새가 안 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그래도 뭐, 밖으로 나갈 시간 없는 사람한테는 나름 합리적인 선택 같기도 하고.

아직 풀리지 않은 찜찜함

결제한 내용은 30일 동안 볼 수 있다는데, 며칠이나 더 들여다볼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당장 내 인생에 큰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심리적인 위안을 얻고 싶었던 것 같다. 사주가 내 인생을 결정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여기에 집착하는 건지 스스로가 좀 우습기도 하고. 다음번에는 그냥 돈 쓰지 말고 유튜브에서 사주 풀이 영상이나 찾아봐야겠다. 아니, 사실 그것도 결국엔 비슷비슷한 내용이려나. 오늘 낮에 점심 먹으러 가면서 길거리에 있는 사주 카페 간판을 봤는데, 그냥 지나치면서도 자꾸 어제 앱에서 본 ‘올해 운세’라는 단어가 뇌리에 박혀서 안 없어진다.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 건지, 아니면 내가 스스로 프레임을 씌우는 건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나중에 진짜로 큰일이 생기면, 그때 가서 ‘아, 그때 그 앱에서 그랬지’라고 생각하게 될까 봐 그게 좀 걱정이다.

“새벽에 충동적으로 결제해본 사주 앱 이야기”에 대한 3개의 생각

  1. 데이터 추출 과정이 정말 딱딱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사람의 감을 읽어내는 부분 없이 결과만 보여주는 건 뭔가 아쉬운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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