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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 모임 어플에서 만난 사람과 굳이 대화를 이어야 했을까

지난주에는 진짜 오랜만에 소위 말하는 ‘소셜 모임 어플’을 켰다. 사실 결혼 적령기라는 말이 턱 밑까지 차오르니까 마음이 좀 급해진 것도 있고, 다들 연애는 어떻게 하는 건지 궁금하기도 해서였다. 예전에는 이런 거 쳐다도 안 봤는데 나도 참 사람 일이라는 게 모를 일이다. 대전에서 열린 세미나 소식을 뉴스에서 보다가 AI가 연애편지까지 대신 써준다는 내용을 봤는데, 그걸 보면서 묘하게 씁쓸해지더라. 사람을 만나고 마음을 나누는 일조차 이제는 기술의 도움을 받아야 하나 싶어서.

어플에서의 첫 만남은 왜 늘 어색할까

어플에서 만난 사람은 생각보다 말주변이 좋았다. 대화가 잘 통하는 것 같아서 내심 기대도 했는데, 만나기로 한 장소는 대전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였다. 커피 값만 한 7,000원 정도 나왔나. 사실 장소 선정부터 좀 애매했다. 분위기를 따지는 건 아니지만, 너무 시끄러워서 서로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니 대화에 집중하기가 영 힘들었다. 분명 어플상에서는 세련된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에서 마주 앉으니 화면 너머의 그 사람과는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이 괴리감이 정말 피곤했다.

연애에도 기회비용이라는 게 있더라

최근에 어디선가 ‘연애 기회비용’이라는 단어를 보고 꽤 한참을 생각했다. 내가 이 사람과 주말 저녁을 보내기 위해 쓴 시간, 교통비, 그리고 감정적인 에너지를 다 따져보면 이게 과연 남는 장사인가 싶은 계산적인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거다. 예전에는 그냥 좋으면 그만이었는데, 이제는 ‘이 사람이 나와 미래를 같이 그릴 수 있을까’를 첫 만남부터 고민하게 된다. 이게 나이 먹는다는 증거인 것 같아서 조금 슬펐다. 사실 상대방도 나랑 비슷하게 어플을 보고 앉아 있는 건데, 서로 속으로 재고 있는 게 느껴지니까 대화가 겉돌 수밖에 없지 않겠나.

진심인지 예의인지 헷갈리는 대화들

그날 대화는 정말 매끄러웠다. 마치 미리 대본을 읽는 것처럼 적당히 웃고, 적당히 공감해주고. 근데 그게 전부였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생각해보니, 내가 그 사람의 눈을 제대로 맞춘 적이 있었나 싶었다. 그냥 정보 교환을 한 것 같은 기분? 2시간 정도 카페에 앉아 있었는데, 끝나고 나니 남는 건 피로감뿐이었다. 다음에 또 보자는 말도 형식적인 예의 같아서 차마 대답을 길게 못 했다. 솔직하게 그냥 친구로 지내고 싶다고 말하는 게 서로에게 더 성숙한 방법일까, 아니면 그냥 연락을 서서히 끊는 게 나을까.

연애운이라는 걸 믿어야 할까

오늘 아침에는 재미로 연애운세를 찾아봤는데, 뭐 딱히 특별한 말은 없었다. ‘새로운 인연이 다가온다’는 뻔한 말들뿐. 어플에서 만나는 인연도 다 운명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닫힌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남들은 다들 알아서 잘만 만나는데, 왜 나는 이 과정 자체가 이렇게 숙제처럼 느껴지는 걸까. 오늘 저녁에도 어플 알람이 울리는데, 다시 들어가야 할지 아니면 그냥 휴대폰을 뒤집어 놓을지 고민이다. 이 불확실함이 연애의 시작이라면, 과연 나는 다시 그 과정을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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