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마음에 무작정 예약한 신점
요즘 들어 유독 마음이 붕 뜬 기분이었다. 시험 공부를 하려고 책상 앞에 앉아도 한 페이지를 제대로 넘기기가 힘들고, 자꾸 휴대폰만 만지작거리게 되는 날들이 길어졌다. 사실 공부가 안되는 건 그냥 내 의지 문제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 이상하게 자꾸만 ‘올해 내 운이 대체 어떻길래 이러나’ 싶은 핑계 섞인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결국 참다못해 인터넷에서 인천에 있다는 유명한 신점집을 검색해봤다. 소문에는 줄을 서서 본다는 곳이었는데, 예약금을 5만 원 정도 보내고 겨우 자리를 잡았다. 원래는 10만 원 안팎이었는데 주말이라 그랬는지 조금 더 받더라. 솔직히 비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이 답답함만 좀 해소할 수 있다면 뭐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긴장 속에서 마주한 낯선 공간
예약 시간은 오후 3시였는데, 막상 가보니 대기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좁은 골목길 끝에 있는 빌라 건물이었는데, 입구를 찾기가 조금 애매해서 한참을 서성였다. 긴장해서 그런지 손에 땀이 났다. 막상 안으로 들어가니 향 냄새가 훅 끼쳐왔고, 생각보다 훨씬 평범한 가정집 분위기라서 괜히 더 어색했다. 무당분은 생각보다 젊은 분이셨는데,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생년월일과 시간을 물으셨다. 재회운이나 연애운보다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학업운이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대답이 참 오묘했다. 지금 내 운세가 등불처럼 어두운 길을 비추는 형국이라며, 노력한 만큼 성과가 올 거라는 뻔한 소리를 들었을 때는 솔직히 조금 실망했다.
집중이 안 되는 이유가 따로 있다는데
공부가 손에 안 잡히는 이유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무당분은 올해가 내 사주에서 유독 마음이 들뜨기 쉬운 기운이 강한 해라고 했다. ‘조급함을 버리라’는 말을 몇 번이나 강조하시는데, 그게 말처럼 쉽나. 공부가 안되는 건 내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운의 흐름 때문이라는 말을 듣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막상 ‘학업운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오히려 더 불안해졌다. 운은 좋은데 성적이 안 나오면 결국 내 탓이라는 결론이 나오니까. 행운의 시간대가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라고 하던데, 그때는 항상 학교에서 수업 듣느라 바쁘지 않나 싶어 조금 허탈하기도 했다.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과 남은 시간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데 왠지 모르게 기분이 더 묘했다. 재회운에 대해서도 살짝 여쭤봤지만, 상대방 생일만 대충 듣고는 ‘지금은 공부에 집중할 때’라며 말을 자르시더라. 틀린 말은 아닌데, 뭔가 명쾌하게 풀리지 않은 기분이 계속 남았다. 5만 원 넘게 낸 돈과 오가는 차비, 그리고 시간을 생각하면 조금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결국 사주라는 게 내가 듣고 싶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인가 싶기도 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다시 한번 내 사주 내용을 곱씹어봤다. ‘깊게 뿌리내린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라는 말, 상담 중에 들었던 그 말을 메모장에 적어두긴 했는데, 이게 과연 지금의 내 공부 고민에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저 조금 위로가 된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다시 책상 앞에 앉기가 두려워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사주에서 마음이 들뜨는 해라고 하니, 저도 lately 그런 날들이 있더라구요. 1시부터 3시까지는 진짜 수업 때문에 힘들어서 ㅠㅠ
사주를 보면서 운의 흐름 때문에 불안해지는 느낌이 이해가 되네요. 저도 가끔 비슷한 경험을 할 때, 억하신 마음을 풀고 싶어 비슷한 곳을 찾아보곤 하거든요.